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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토종닭과 가짜 국산 쇠고기

기사승인 2022.08.11  12: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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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명리학자·역사소설가

언젠가 가짜 토종닭이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당시 보도된 바에 따르면 어느 시골 유원지의 유명한 백숙집에서 삶아내는 백숙이 토종닭이 아니라 용도 폐기된 폐계(廢鷄)라는 것이다. 즉 계란을 빼먹을 만큼 다 빼먹고 난 후 쓸모가 없어 버리는 폐계를 백숙으로 속여서 판다는 것이다. 


이를 알고 당국에 고발한 사람은 시골에서 오랫동안 양계장을 하면서 닭을 길러본 경험이 있는 K씨였다. 놓아서 기른 방사 토종닭은 삶은 국물이 노란 국물에 기름이 동동 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폐계도 역시 노란 국물에 기름이 동동 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들은 식별하기가 쉽지 않다. 


놓아 기른 토종닭은 가두어 기른 양계장 닭에 비하면 살점들이 약간 질긴감이 있는데 폐계 역시 오래된 늙은 닭이라 살점이 질기다. 이런 점을 이용해 폐계를 토종닭으로 속여 장사하는 악덕 백숙집 장사치들이 폐계를 헐값에 사다가 풀밭에 잠시 방사시켜 놓고는 마치 처음부터 방사한 닭처럼 단골손님들에게 토종닭이라 속여 높은 음식 가격을 매겨 바가지를 씌운 것이다. 그 수법이 얼마나 교묘했던지 평소에 백숙을 즐기는 식도락가들도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지혜 있는 양계장 출신의 K씨에 의해서 발각됐다. 백숙 속에 들어 있는 닭발을 보고 가짜라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K씨는 어려서부터 양계장을 하면서 방사시켜 기른 닭들을 보니 발가락이 짧고 뭉텅했다. 닭이 모이를 찾기 위해 땅도 파고 장애물을 걷어차느라 발가락이 제대로 자라지 못해 몽땅하고 발톱이 짧았다. 그런데 계란을 빼먹기 위해 가두어 기르다 보니 몸도 제대로 가눌 수 없을 만큼 좁은 닭장에서 사료로만 기른 양계장 닭은 발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 발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발톱은 길대로 다 길어 필요 이상으로 발가락과 발톱이 작고 길어 한눈에 봐도 비교가 돼 조금만 신경을 기울이면 알 수 있다. 


사람도 그렇다. 손가락이 긴 사람은 게으르다. 사람의 경우, 게으른 사람이거나 육체적 노동일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은 대개 손이 작고 손가락이 길다. 또한 부지런한 사람들과 노동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보면 손은 크면서 손가락은 짧고 몽땅하다. 옛날에는 여자의 손가락이 길고 가늘게 쭉 뻗으면 부잣집 맏며느리로 편안하게 산다고 하면서 긴 손가락을 길상으로 봐주었다. 지금도 비육체적인 직업에 종사하는 여자들의 손가락은 대개 길다. 


이를 다른 시각에서 보면 육신이 편안하다는 것인데 게으른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운동을 하지 않다 보니 부잣집 맏며느리들이나 옛날 임금들의 수명은 대개 짧았다.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노동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신성한 삶의 행위이며 방편이다. 이는 근면 성실히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 최고의 덕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육체적 노동보다 정신적 노동을 한층 더 우월 시 하는 풍조는 옛날 고려나 조선의 선비시대 전례물이라 하더라도 노동은 탐(貪), 진(嗔), 치(痴) 삼독의 원초적인 시작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기에 보이지 않는 수평선 너머로 우리는 쉴 새 없이 질주해 간다. 아무리 가고 또 가도 끝이 보이지 않은 인간의 욕망은 생의 마감으로 종식되지만 수많은 인간들은 오늘도 끝이 보이지 않는 수평선 너머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욕망을 찾아 탐진치 삼독의 항아리를 부둥켜안고 달려가고 있다. 


폐기 처분돼야 할 좁은 닭장에 가두어 기른 늙어 맛대가리 없는 닭을 백숙이라고 속여 방사한 토종닭이라고 잇속을 챙기는 악덕 상인과 유사한 짓을 하는 상인이 없어지지 않는 한 우리는 늘 먹거리에 기만과 갈등에 묻혀 살아야 할 것이다. 


문제는 이런 가짜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보도를 보면 외국산 쇠고기, 돼지고기를 국산이라고 속여 파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더욱 놀랄만한 것은 일반인들은 외국산과 국산을 구별하기 어려운데 식약청 감찰반 직원들은 귀신같이 잡아내고 있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이분들이 아니면 우리는 값싼 외국산 육류를 국산으로 속아 비싼 값으로 사 먹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분들의 노고에 감사를 보내야 할 것이다. 

한남일보 hannamilbo@hannam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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