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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맞은 통영 굴 소비부진과 가격하락 ‘된서리’

기사승인 2019.11.07  17: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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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평균 출하량 140t 넘어서…평년 대비 4000원가량 가격 ‘뚝’
소비도 안되는데, 김장도 안 해…젊은 층 등 수산물 기피 현상 심화
‘김포족’ 늘어 김장철 특수도 줄어…10㎏ 1상자 평균 7만 원 초반대

국내 최대 생굴 산지인 통영시 용남면의 한 굴 박신장에서 굴 까는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달 17일 첫 초매식과 경매를 시작해 본격적인 출하 시즌에 돌입한 남해안 굴 양식업계가 울상이다.

올해는 작황이 좋아 생산량은 부쩍 늘었으나 정작 소비가 말썽이다.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도 좀처럼 소비는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쌓이는 재고에 가격은 뒷걸음질이다. 연중 최대 성수기인 김장철도 접어들었지만 예년만큼의 특수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양식업계가 울상이다.

7일 국내 최대 생굴 생산자 단체인 굴수하식수협에 따르면 이달 들어 하루 평균 생굴 출하량이 140t을 넘어서고 있다. 평년 이맘때 출하량이 100t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40%나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태풍이나 이상수온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양식장 피해가 적어 풍작인 데다, 비만도(살이 오른 정도)도 높아진 덕분인 동시에 조선업 불황으로 갈 곳을 잃은 인력이 대거 양식업계로 옮겨오면서 폐사까지 줄어들어 생산성까지 좋아졌다.

그러나 문제는 소비다. 주로 날로 먹는 굴은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지금이 제철이지만 예년에 비해 찾는 이가 많지 않다. 수산물 특유의 비릿한 향을 싫어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기피 현상이 심화되면서 전반적으로 수산물 소비가 줄어든 탓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이 같이 수요는 없는 상황에 공급만 늘다 보니 가격은 내림세로 최근 굴수협 공판장 기준, 10㎏들이 1상자 평균 위판 단가는 7만 원 초반대로 평년 대비 4000원가량 낮다. 적정 단가 유지를 위해선 생산량을 줄여야 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 겨우내 굴을 까는 작업을 통해 생계를 잇는 종사자들의 아우성에 하루도 작업장을 쉴 수 없다.

굴 박신장 관계자는 “굴 까는 여성노동자의 경우 10월부터 내년 5월까지 돈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고, 일한 만큼 품삯을 받는 형태라 잠시라도 작업을 중단하면 난리가 난다. 자칫 다른 작업장에 좋은 인력을 뺏길 수도 있어 가격이 떨어져도 작업은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특수를 기대했던 김장철마저 올해는 소비가 신통치 않을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남해안 굴 생산업계는 수도권 김장이 시작되는 11월 중순에서 남부 지방 김장이 마무리되는 12월 말까지를 연중 최대 성수기로 꼽는다. 김장 김치의 감칠맛을 내는 데 빠질 수 없는 재료가 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김장을 담그지 않겠다는 가정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어서 굴 생산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 김치 제조업체가 지난달 주부 3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54.9%가 김장을 포기하겠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고된 노동에 따른 ‘김장 스트레스’와 함께 10㎏(3포기) 도매가격이 평년(4860원)의 2배 가깝게 비싼 9000원까지 치솟은 배춧값 등 김장물가가 원인이다. 굴 소비도 덩달아 줄어들 수도 있어 생산업자들의 마음이 편치 않다.

한편, 통영과 거제, 고성 앞바다에 밀집한 굴 양식장에선 매년 10월 중순 출하를 시작해 이듬해 5월까지 생산 시즌을 이어간다. 이 기간 1만3000여 t에 달하는 생굴이 전국 각지로 공급된다. 통영지역 곳곳에서 굴 까기 공장(굴 박신장) 200여 곳이 산재해 있다.

굴 박신장 한 곳에서 고용하는 근로자는 평균 40명으로, 통영지역에서만 8000명에서 1만 명 정도 고용 효과가 나타나 지역경제에 보탬이 된다. 업계는 소비 촉진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구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현식 기자 hsc2844@daum.net

<저작권자 © 한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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